안녕하세요, 에냐입니다.

우선 수면인심에 관해 확실히 좋은 소식 나쁠지도 모르는 소식이 있습니다.

 

 

확실히 좋은 소식이란, 수면인심의 연재(전체 공개)가 결정되었습니다!!!

원래는 지인제로 연재하고, 전부 완성되면 공개 배포하기로 한 것을 1챕터부터 공개 배포하기로 결정한 것이죠.

 

연재를 결정한 계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평소에도 저는 어떠한 이유로 창작을 지속하지 못할 가능성에 대해 생각하곤 하는데요.

예를 들어, 제가 수면인심을 만들다가 외계인에게 납치당하거나 짐승이 되어버리는 불의의 사고(후자는 조금 기쁠지도?)를 당해버리면, 수면인심은 그대로 미공개작이 되어버리고 마는 겁니다!!

 

창작자라는 것은 주기적으로 입을 털지 않으면 말라죽어버리는 족속입니다.

게다가 수면인심은 장편 게임이기 때문에 챕터 하나를 만드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리죠.

그 기간동안 아무것도 공개할 수 없다면 저는 게임을 완성하기도 전에 앙상하게 털가죽만 남아서 발견될 것입니다.

그런 연유로 앞으로는 수면인심을 챕터별로 연재할 예정이니 잘 부탁드립니다.

 

 

나쁠지도 모르는 소식이란, 수면인심이라는 게임이 세상에 나와버린다는 것입니다...

이런 게임이 정말 세상에 나와도 되는 걸까요?

제가 좋자고 짐승털이든 뭐든 다 넣어서 잡탕처럼 끓인 오타쿠 게임이?

하지만 저는 연재를 결정했기 때문에 이미 늦었습니다.

너무너무 무섭네요...

(네. 나쁜 소식은 딱히 없고 그냥 어그로였습니다.)

 

 

제작 근황

 

이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은 제가 1챕터를 완성했다는 뜻이겠지요...

1챕터를 전부 완성해서 지금은 테스트 플레이를 거치고 있습니다.

2주간의 테스트 플레이 이후 수정을 거쳐서 정식 배포할 예정입니다.

8월 내로는 배포할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멀고도 험난한 길이었지만 여전히 험난하네요.

오늘도 엄청나게 큰 버그와 마주쳤습니다.

저는 벌레를 정말 무서워해서 버그를 만나면 마음이 쉽게 꺾여버립니다.

 

기획이라던가 그래픽이라던가 대사 작업 등은 힘들어도 시간만 들이면 충분히 해결 가능한 것들인데

버그만큼은 정말 어떻게 고쳐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서 도움을 받을 때가 많습니다.

 

오늘도 1인 개발자 하나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것과,

첫작부터 루트 5개를 만드는 것은 미친 짓이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2챕터부터 5챕터까지는 캐릭터별 루트 분기 없이 공통 스토리를 진행하기 때문에, 제작 시간은 훨씬 단축될 것으로 예상합니다(그랬으면 좋겠다).

 

 

 

공략 요소의 삭제

 

이전부터 수면인심에는 캐릭터를 공략하는 요소가 있다고 말해 왔는데, 시스템을 개편하면서 제가 진심으로 쓰고 싶은 이야기에는 굳이 공략 요소가 없어도 된다는 것을 알면서 공략 요소는 삭제했습니다.

그래서 친밀도를 쌓아 특정 루트로 빠지는 방식이 아닌, 플레이어가 능동적으로 캐릭터의 개별 이벤트와 루트를 선택할 수 있도록 분기를 설정하였습니다.

실패를 거치지 않아도 마음이 가는 캐릭터의 루트를 볼 수 있다는 뜻이죠.

원하는 녀석을 자신의 힘으로 쟁취해보세요!

선호파트너와 최악파트너

 

 

 

장르 변경의 이유

 

이건 소소한 제작 비화입니다.

제작 일지 1편에서 수면인심은 턴제 RPG에서 노벨 어드벤처로 장르 변경이 있었다고 했는데, 그 이유에 대해 말해볼까 합니다.

우선 저는 턴제 RPG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JRPG의 분위기를 좋아하기도 하고,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전투를 선호해서이기도 합니다.

일례로 제가 인생을 팔아넘긴 게임인 포켓몬스터 미토피아도 턴제 RPG이고, 기반 TRPG에 푹 빠져 있는 모자세계도 턴제 RPG 게임이죠.

 

그래서 처음 수면인심을 만들 때도 당연히 턴제 RPG로 해야지! 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구 버전을 제작하면서 깨닫고 만 것입니다...

저는 턴제 RPG를 플레이하는 것을 좋아하지 만드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요!!!

 

제가 쓰고 싶었던 '이능력 배틀물' 즉각적이고 유동적으로 상황이 전개되며, 전략/환경/부상 등의 요소가 배틀의 전개에 영향을 미치는 만화 같은 형태였습니다.

물론 제작자의 역량과 감각에 따라 턴제 RPG로도 이런 것은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의 제작 레벨은 몹으로 치면 1레벨 고양이귀 슬라임 같은 정도라서 구현할 수 없었습니다.

구현한다고 해도, 그 과정이 즐겁다고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정말로 만화를 그리기에는 만화도 적성에 맞지 않았습니다.

그리하여 스스로가 정말로 원하는 것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장르를 고려하면서, 최종적으로 정착한 방법이 노벨 어드벤처인 것입니다.

 

게임을 제작하는 데에는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깨닫는 게 중요하다고 합니다.

저는 그에 못지않게 "자신이 플레이하기 좋아하는 것" "자신이 만들기 좋아하는 것"에 차이가 있는가를 아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되네요.

 

 

 

 

마치며

 

멀리 있던 것만 같았던 정식 배포도 차근차근 만들다 보니 코앞이네요.
8년 전부터 개인 세계관을 짜면서 막연한 꿈으로만 간직했던 '공개 연재'가 이제는 구체적인 형태로 손에 잡히는 것을 느낍니다.

 

여름이 가기 전에, 정식 배포와 함께 테마곡도 업로드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이 일지가 올라가는 다음날인 7월 22일은 가장 무더운 날인 대서라고 하죠.

그럼, 저는 여름의 낭만을 느끼며 녹아내리러 가보겠습니다.

 

여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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